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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매일경제]돈몰리는 분양형 호텔…공급 늘면서 수익률 반토막 우려2015-08-09 22:07

돈몰리는 분양형 호텔…공급 늘면서 수익률 반토막 우려

확정수익률 10% 보장광고에 주부·은퇴자 몰려
제주선 2011년 257실서 올해 상반기까지 1만실
관광객 증가세 둔화로 객실가동률 하락 불가피

[골목길 통상가] 개인이 바꾸는 뒷골목…‘제2의 장진우 거리’ 싹튼다

신수현,이승윤 기자
입력 : 2015.08.09 21:04:34   수정 : 2015.08.09 22:07:29
 
◆ 수익형 부동산 대해부 / ① 분양형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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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제주 분양형 호텔 사업자가 늘면서 분양 과정에서 차질을 빚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 서귀포 인근 호텔 사업지 전경. 땅 고르기 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해 공사 안내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저금리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바야흐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임대수익에다 자본 차익까지 기대하는 투자 심리가 가세하면서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묻지마 투자다. 수익형 부동산의 명(明)과 암(暗)에 대해 △분양형 호텔 △오피스텔 △신도시 상가 등으로 나눠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6월부터 정식 개관한 제주도 서귀포 라마다 앙코르 호텔은 2년 전부터 달아오른 분양형 호텔 투자 붐의 주역이다. 당시 1차 분양이 3주 만에 100%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름 휴가 시즌이 절정인 지난 5일 호텔을 방문해 보니 1층 로비는 중국인 관광객과 20~30대 청년들, 가족단위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9만~10만원 선으로 예상됐던 싱글룸 표준형 객실의 하루 숙박요금은 평균 6만~7만원까지 떨어졌다. 메르스 사태 여파로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9일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객실료를 절반가량 낮춘 공격적인 덤핑 전략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입소문으로 객실 가동률이 이만큼이라도 된 게 다행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신문이 2013년부터 분양을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개관한 제주 분양형 호텔들의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결과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메르스 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라마다 앙코르 제주 서귀포 호텔'은 객실가동률이 70%를 웃돌았다. 지난 7월 1일 운영에 들어간 비스타케이 서귀포 역시 손님으로 북적였다. 하지만 시공사가 부도를 내면서 사업이 중단됐던 성산읍 '디아일랜드마리나호텔'과 서귀동 '데이즈호텔'은 재정비에 나섰다. 제주도 일대에는 분양에 나섰다가 중도 실패로 공사를 중단한 사업지도 곳곳에 즐비했다.

문제는 매년 10% 이상 수익을 기대하고 객실을 분양받은 투자자들이다. 시행사 측은 분양 당시 영업개시 후 투자자에게 1년간 11% 확정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실제 운영수익이 지급되는 그 후다. 호텔 매출은 객실단가와 가동률, 다시 말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저금리 여파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257실에 불과했던 제주 지역 분양형 호텔 공급은 2013년 2009실, 2014년 5092실로 늘었다. 올 4월까지 또 1257실이 분양돼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누적 물량이 1만실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역과 양재동, 종로 등을 중심으로 분양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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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빌딩정보업체인 리맥스코리아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하워드존슨 호텔, 서귀포시 서귀동 케니스토리호텔 등 현재 분양 중인 제주도 분양형 호텔도 9곳 2623실에 달한다. 양재전화국 사거리 인근에만 '비스타케이 3~4차', '데이즈호텔 제주시티', '골든튤립 인천에어포트 호텔&스위트', '라마다제주함덕 2차호텔' 홍보관이 줄줄이 밀집해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형 호텔의 급증 원인을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해진 데다 분양형 호텔이 황금알을 낳는 수익형 상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분양형 호텔은 5000만~2억원 규모의 소액 상품도 많을뿐더러 10%의 계약금만으로도 구입이 가능하고 초기 자금 부담도 적어 최근 2~3년 새 오피스텔을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도 분양형 호텔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 지역 관광객 증가율 둔화와 공급과잉 여파로 객실 가동률이 2018년 63%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본부 측이 계산한 예상 수익률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제주 분양형 호텔의 평균 연간 예상 수익률은 5.1%에 불과하다. 분양형 호텔 시행사가 제시했던 확정 수익률(10~15%)의 절반에 불과하다. 제주 A 특급호텔 관계자는 전통적인 호텔은 세미나실과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의 비중도 큰데 분양형 호텔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객실만으로, 그것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크기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이 5만원 이하까지 내려가면 게스트하우스 등 다른 숙박업과의 영역 구분도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 등이 통상 연 10~15%의 확정수익률을 제시하지만 보장계약서 이면의 단서 문구 등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설사 보장해줘도 대부분 1년 이하로 한정된다. 시행사가 도산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 분양처럼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서주는 게 아니라 시행사가 부도나면 계약금 등을 반환받을 방법이 소송 외에는 없다. 사후관리도 고려해야 한다.

■ <용어 설명>

▷ 분양형 호텔 :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구분등기를 통해 투자자들이 객실별로 소유권을 갖는 대신 이를 전문 운영사들이 위탁 운영해서 수익금을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투자금 2억원 안팎인 상품이 많다.

[신수현 기자 / 제주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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