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임대하면서 계약기간을 6개월이나 1년 정도로 짧게 정하고, 계약서에 “본 계약은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로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면 실제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기간이 짧다는 사정이나 계약서에 ‘일시사용’이라고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년간 정상적으로 영업해 온 임차인과 계약 종료를 앞두고 6개월 정도 추가로 임대차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상가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다. 이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임차인에게 대항력, 계약갱신요구권,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여러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상가임대차법 제16조는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표현은 단순히 ‘일시사용’이 아니라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라는 점이다. 따라서 법원 역시 계약서의 제목이나 문구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목적과 경위, 임대차기간, 차임 및 보증금, 영업 형태, 시설투자 여부, 당사자가 계약 당시 예상했던 사용기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즉, 형식보다는 실질이 중요하다.
6개월 계약이면 일시사용 임대차일까?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6개월 계약이면 단기계약이므로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계약기간은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에서 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전시·홍보 행사장, 철거 또는 재건축 전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점포 등과 같이 처음부터 단기간 사용이라는 목적이 명확하다면 일시사용 임대차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임차인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간판과 영업시설을 설치하여 통상적인 영업을 계속하고 있고, 계약 종료 후에도 영업의 계속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 계약기간이 6개월 또는 1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시사용 임대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법원이 보는 것은 결국 “왜 이 기간만 임대하기로 했는가”이다.
수년간 영업한 뒤 6개월만 연장하는 경우의 문제
보다 복잡한 문제는 정상적인 임대차관계가 수년간 계속된 후 임대인과 임차인이 계약 종료를 앞두고 6개월 정도만 추가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경우이다.
기존 임대차가 장기간 계속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후의 단기 연장이 반드시 기존 임대차와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일시사용 임대차’라고 표시했다고 해서 곧바로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6개월을 추가로 부여한 목적과 경위이다. 예를 들어 임대차 종료 자체에 대해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임차인이 의료장비나 대형시설을 이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거나 새로운 사업장을 확보할 시간이 필요하여 6개월의 유예기간을 요청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는 직원 정리, 시설 철거, 후임 운영자 선정 등 기존 영업을 종료하기 위한 잔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일정 기간만 추가 사용하기로 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종전 임대차를 계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임대차 종료를 전제로 퇴거·이전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점유기간을 부여한 것이라면, 그 연장기간에 관한 약정은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임차인이 먼저 단기 연장을 요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정 시점에는 반드시 퇴거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다면 일시사용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다.
권리금 회수를 위해 연장하는 경우는 단기임대차인가

반면 계약기간을 짧게 연장한 목적이 임차인의 영업 종료 준비가 아니라 계속적인 영업이나 권리금 회수에 있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물색하고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확보하기 위하여 6~7개월 정도 계약기간을 연장받은 경우라면, 그 기간 동안 임차인은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영업을 계속하면서 영업가치를 유지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퇴거 준비를 위한 일시적 점유와 성격이 다르다.
실제 판례에서도 임대차기간이 비교적 짧더라도 그 기간이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등을 위해 추가로 부여된 기간이고 계속적인 영업이 이루어진 사정 등을 고려하여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가 있다.
결국 ‘6개월이냐 7개월이냐’보다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하기 위해 점포를 사용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결론 – ‘계약기간’보다 ‘목적’이 중요하다.

일시사용 임대차를 둘러싼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기간의 길이가 아니다. 왜 단기간만 사용하도록 하였는지, 그리고 당사자들이 그 기간이 끝난 뒤 무엇을 예정하고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팝업스토어와 같이 처음부터 단기간 사용이 예정된 경우라면 비교적 판단이 쉽지만, 기존 임차인이 수년간 영업한 뒤 6개월 정도 추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복잡하다. 종전 임대차를 사실상 계속한 것인지, 아니면 임대차 종료를 확정한 상태에서 퇴거·이전 등을 위해 한시적인 사용기간만 부여한 것인지를 구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대인 입장에서 일시사용 임대차로 명확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면 ‘일시사용 임대차’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보다 그 계약을 체결하게 된 구체적인 목적과 경위를 계약서와 객관적인 자료에 남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결국 상가임대차법 제16조에서 말하는 ‘일시사용’은 계약서에 써 넣는 문구가 아니라 계약의 실질에 의해 결정되는 법적 평가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선진 변호사
필자는 지난 10여년간 상생에 입각해 프랜차이즈 분쟁을 조정하며 프랜차이즈 본래 모습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KLF는 프랜차이즈 소송만 매년 100건 가까이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 프랜차이즈 기업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최고 프랜차이즈 전문 로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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