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방 살리기’ 총력전…훈풍 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는 반면, 지방에는 기업 유치와 첨단산업 육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지원책을 쏟아내며 지방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심한 미분양과 상권 미형성으로 인한 장기 공실, 기업 유치 실패로 비어 있는 오피스 등 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과 금융, 주요 기업이 수도권에 쏠리면서 지방은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겪어왔고, 이에 따라 주택 수요와 기반 소비력도 함께 약화됐다.

정부는 8월 26일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국토 불균형으로 인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소멸 위기가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며, 균형발전을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건물만 짓는 방식을 넘어, 공간을 채울 기업과 인력을 유치하는 대대적인 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지방에 대규모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핵심 산업 육성 전략이다. 반도체, AI 로봇, 초거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지방 거점마다 파격적인 투자와 인프라 지원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이 대책을 침체된 지방 부동산을 살릴 초대형 구원투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첫째, 반도체 분야는 서남권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4기) 조성이 발표되자마자, 투기 차단을 위해 지방에서는 이례적으로 광주·전남 일대(364.19㎢)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침체가 깊던 지방 시장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조치로, 메가프로젝트의 강력한 시장 파급력을 보여준다. 충청권에는 HBM과 패키징 거점, 동남·대경권에는 반도체 부품 혁신 거점이 들어선다.
둘째, AI 로봇 분야는 제조업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새만금에 로봇 파운드리 및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 중심의 로봇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 셋째, AI 데이터센터는 SK, GS, 네이버 등 대기업과 손잡고 5개 권역에 550조 원 규모의 초거대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방을 첨단 IT 산업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달성 및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등 ‘전기국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방육성 패키지… 대학 지원부터 정주 여건 개선까지

지방을 살리는 정부 정책은 산업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메가프로젝트가 들어설 ‘5극 3특(5대 메가시티·3대 특별자치도)’ 지역에 필수적인 ‘인재’를 조달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교육·정주 패키지를 동시에 투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정은 지방 국립대 지원 강화 및 등록금 부담을 파격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적극 반영하기로 하고, 한 학기 인턴 근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인턴학기제’ 도입 등도 함께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방 미래성장 지원금’ 신설과 청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우리아이 자립펀드’ 등 청년 정주 지원 패키지도 함께 검토중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육성책이 가시화되자 입시 전문가들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지방 국립대학들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공기관과 지역 기업의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가 정착된 상황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와 인턴 학점 인정 혜택이 더해지면 비싼 학비를 들여 굳이 서울로 상경하지 않더라도 지역 내 우수 인재가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실 감소세 뚜렷…온기 도는 지방 부동산 시장

이처럼 지방에 기업(산업)과 사람(인재)이 함께 모여드는 파격적인 호재가 쏟아진 이후, 실제로 지방 부동산 시장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충북(-1.7%p), 경남(-0.9%p), 충남(-0.7%p) 등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전분기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1년 연간 흐름을 보면 충남(-6.5%p, 12.0%), 경남(-3.1%p, 16.0%), 제주(-2.6%p, 5.0%), 강원(-2.1%p, 22.6%), 부산(-1.2%p, 16.1%) 등 주요 지역 오피스 공실률이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며 실질적인 임차 수요가 들어차는 모습을 보였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 역시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호전됐다. KB국민은행 8월 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지방 6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1% 상승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28%)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전남(+1.33%), 전북(+1.27%), 충북(+1.05%) 등 주요 지역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미분양과 고공실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존재하지만,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확실히 온기가 돌고있다는 평가다.

정부의 지방 살리기 성공할까?

결국 지방 부동산을 살리는 핵심은 빈 건물을 채우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인구가 모여 지역 경제가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데 있다. 기업이 유치되어 일자리가 생기고, 유입된 인구가 정주하면서 상권과 주택 수요를 받쳐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회복이 가능해진다.

산업과 사람을 동시에 이주시추는 정부의 ‘5극 3특’ 청사진과 메가프로젝트 정책이 오랜 침체에 빠졌던 지방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 시장을 뿌리부터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리맥스코리아 이미영 애널리스트 & 마케터

필자는 부동산 광고AE, 홍보AE, 부동산포털사이트에서 애널리스트, 데이터기획, 시장조사 등의 업무를 진행하였고, 부동산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부동산 전문가다. 현재 리맥스에서 저널 발간, 시장분석, 뉴스 생산과 홍보 등 마케팅 파트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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