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외출 시 양산과 손풍기는 필수템이 되었고, 지난 8월 2일에는 경주시의 낮 최고기온이 38.9도를 기록했다. 또, 울산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취소되었다.
이렇게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면서 대표 주거 공간인 아파트에서도 루프탑과 인피니티풀을 갖춘 곳이 증가하고 있다.
▲ 아츠논현, 성수4지구조합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는 인피니티풀을 국내 최초로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처음 도입된 만큼 논란도 많았으나 자녀를 둔 세입자들에게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인기가 많았고, 인피니티풀을 보고 호텔 리조트 같다며 반해 단지를 고른 경우도 많았다.
최근 성수4지구 디에이건축 컨소시엄 제출안에도 한강과 이어지는 물결 라인으로 인피니티풀이 조성되어 있다. 완공되면 한강을 품은 인피니티 수영장을 가진 공동주택은 성수4지구가 최초가 된다. 현재는 마포 나루 호텔이 한강 조망 인피니티 수영장을 보유한 유일한 건축물이다.
호반건설이 시공한 ‘아츠논현’도 입주민 전용 인피니티풀을 설치했는데, 연일 인증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서울뿐 아니라 첨단쌍암HK주택이 광주에도 최초로 인피니티풀을 갖춘 아파트를 선보인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 특성상 야외 수영장 사용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로 단지 내 도입이 활성화되기 힘들었으나 기후 변화라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피니티풀이 설계된 주거공간이 증가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대체로 부촌에 자리한 대규모 새 아파트들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인 인피니티풀을 도입한 것을 볼 수 있다.
관리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피니티풀을 보유한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 단지와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인피니티풀은 단순히 수영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고급 아파트라는 것을 표현해 준다. 실제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 내 인피니티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고품격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점은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며 주거 공간의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과거에는 고급 아파트를 따지는 기준이 학군, 입지, 단지 내부 구조 등이었다면 요즘은 단지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특색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를 중시한다.
입지나 규모가 비슷하더라도 인피니티풀을 비롯한 조식·중식 서비스, 스크린골프, 필라테스 등 입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는 인식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도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경쟁은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