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허용 '가뭄 속 단비'
끊겼던 오피스공급도 잇따라
올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등 대형 매물들이 거래되면서 서울 오피스 거래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장기간 개발이 정체돼 있던 여의도 파크원 사업이 재개됐고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의 한국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주요 변수를 토대로 내년 시장을 전망해본다.
#지난 2일 행정자치부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를 한국형 타임스스퀘어로 만들기 위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일대 대형 빌딩들은 내년 중순부터 옥외광고판을 설치할 수 있다. 이날 정부의 발표는 오피스 시장에서도 중요한 화두였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설치되는 지역의 건물 가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강남’ 부활의 촉매 되나=강남 오피스 시장은 한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새롭게 부상한 오피스 지구인 판교가 강남 오피스 시장의 주 임차인 중 하나였던 정보기술(
IT) 기업들을 흡수하면서 공실률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코엑스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현석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오피스 빌딩 소유주는 옥외광고를 통해 빌딩 임대료 외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대비 자산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판 설치가 가능한 대형 오피스 및 상업 시설뿐만 아니라 인근 중소형 빌딩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형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 팀장은 “코엑스 일대가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인근 지역으로 유입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형 빌딩뿐만 아니라 중소형 빌딩
1~2층에 위치한 상업시설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 및 건물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제 2 테크노밸리 입주 앞둔 ‘강남 대체재’ 판교는 변수>
◇끊겼던 신규 오피스 공급도 재개=한동안 끊겼던 신규 대형 오피스 공급이 재개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일반적으로 신규 오피스 공급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최근 도심이 오피스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선 것도 비슷한 이유다.
세빌스코리아와
CBRE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강남권에서 공급된 1만㎡ 이상 건물은
GT타워(
2011년), 오토웨이타워(
2014년) 정도다. 하지만 올해 삼성역 인근의 파르나스타워가 공급된 데 이어 향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도 예정돼 있다. 또
1998년 신한종금 파산 이후
20여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돼 있던 옛 신한종금빌딩도 새 주인을 찾아 개발을 앞두고 있다.
물론 강남의 대체재로 떠오른 판교 지역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 제2 판교테크노밸리까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그간 서울 3대 권역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던 기관들도 판교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 예로 싱가포르계 리츠 자산운용사인 에이알에이(
ARA)는 2일 국토교통부에 판교 ‘알파리움타워’ 인가 신청을 했다. 타임스스퀘어와 신규 공급으로 재기를 노리는 강남권이 판교 오피스에 내줬던 옛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고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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