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머니, 아파트 넘어 상가·업무시설·호텔까지
– 9월 상업·업무용 거래 건수 화성 1위·성남 3위·수원 5위… 분당·영통·동탄 집값도 전국 상위권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반도체 머니’다. 동탄 아파트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분당 집값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배경에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고소득 종사자들의 구매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흐름이 주택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경기남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9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18개 시·군·구 가운데 거래 건수 상위 5곳 중 3곳이 화성(1위)·성남(3위)·수원(5위)이었다. 화성은 167건으로 1위를 차지해 10위인 서울 강남구(58건)의 약 2.9배에 달했다. 거래액 기준으로도 세 도시는 모두 전국 10위 안에 들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상업업무용 매매자료. 2026년 9월 기준 · 리맥스코리아 분석
신도시가 이끈 거래… 상가부터 업무시설·호텔까지

거래를 주도한 곳은 경기남부의 주요 신도시다. 성남은 전체 103건 가운데 77건이 분당구에서 발생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자리한 삼평동에서는 업무시설 등 13개 호실이 총 1,315억원에 거래됐다.
수원은 전체 거래액 1,560억원 가운데 1,169억원이 광교가 있는 영통구에서 나왔다. 광교호수공원 인근 호텔은 1,050억원에 매각돼 9월 전국 숙박시설 최고가를 기록했다. 화성 역시 전체 167건 가운데 93건, 거래액 약 850억원이 동탄구에 집중됐다.
장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가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거래가 나왔다. 9월 29일 화성 동탄구 송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는 79개 호실의 매매 계약이 하루에 이뤄졌다. 거래 규모는 약 775억원으로, 해당 건물은 2021년 준공됐다. 전용면적 3.3㎡당 거래가격은 약 1,66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동탄의 다른 상가 거래 중간값인 약 97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시장에 집중됐던 경기남부 부동산의 열기가 상가와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서도 확인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산업·교통망·학군… 배후 수요가 집값을 움직인다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 활황은 주택시장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025년 9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성남 분당구는 22.39% 상승해 전국 시·군·구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수원 영통구도 16.74% 올라 5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상승률은 3.25%에 그쳤다. 올해 2월 신설된 화성 동탄구 역시 1월 이후 18.34%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개발 호재와 탄탄한 배후 수요, 개선된 교통망, 우수한 정주 여건이 자리 잡고 있다. 동탄은 개발 초기만 해도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었다. 도로 교통 의존도가 높아 서울 진입에만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GTX-A를 통해 동탄에서 수서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분당선·신분당선과 주요 고속도로망도 경기남부의 광역 교통 여건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용인 플랫폼시티와 처인구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개발까지 더해지면서 산업과 주거 수요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주 여건도 강점이다. 분당·광교·동탄은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로 상업·문화·교육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교육 경쟁력 역시 주거 선호도를 뒷받침한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에서 화성고는 44명으로 전국 3위이자 일반고 1위에 올랐으며, 분당 낙생고(22명)와 동탄국제고(18명)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성과급·주택자금 지원… 인근 집값으로 번지는 반도체 구매력

여기에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구매력까지 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수억 원대 성과급은 지역 내 소비와 자산 취득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9월부터 무주택 임직원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대출하는 제도도 시행했다.
실제 주택 매입에서도 인접 지역 간 자금 이동이 확인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화성·기흥·영통 거주자가 분당에서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례는 99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7.1%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구매력이 인근 주거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고용과 소득, 주거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하면서 경기남부 부동산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배후 수요의 확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거래는 줄어도 가격은 상승…투자 판단은 냉정하게
다만 경기남부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동탄은 7월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6월 1,916건에서 7월 118건으로 90% 넘게 감소했다. 거래가 급감했지만 가격 상승세는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매매가격지수를 기준으로 규제 이후인 7~9월 석 달간 수원 영통구는 7.33%, 화성 동탄구는 5.87%, 성남 분당구는 5.45% 상승했다. 전국 시·군·구 기준 각각 1위, 2위, 4위에 해당한다. 반면 서울 강남구는 같은 기간 0.76% 하락했다.
거래량 감소에도 가격이 오른 것은 규제로 매매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가격 상승 기대와 매도자의 가격 유지 심리가 이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일부 거래만으로 시장 전체의 가격 흐름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좋은 입지와 좋은 투자는 다르다

향후 전망을 두고는 신중론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가 제한되면서 투자 수요의 유입이 어려워졌고,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대가 실제 주거 수요와 상업시설 임대 수요로 얼마나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역시 지역의 성장 가능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유동인구가 많고 배후 수요가 탄탄한 상권이라도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수익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공실 위험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임대료를 시세에 맞추면 임대수익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매입가격이 적정한지, 기대수익률이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 충분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Lee Mi-young, Analyst & Marketer at RE/MAX Korea
I am a real estate expert with a Master's degree from a real estate graduate school, having worked as an advertising and PR account executive, as well as an analyst, data planner, and market researcher at a real estate portal site. Currently, I am responsible for the marketing department at RE/MAX, handling journal publication, market analysis, news production, and public rela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