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ret to a zero vacancy rate lies in the lower floors of the office.

“점심시간마다 뭘 먹을지 고민하며 멀리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대형 상업시설이 결합한 프라임 오피스에 입주한 직장인의 얘기다.

찌개 냄새 가득한 골목길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저층으로 내려가면 다양한 맛집과 브랜드숍을 이용할 수 있어 임차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다. 스펙을 잘 갖춘 건물은 평일에는 입주민뿐 아니라 주변 다른 빌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직장타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주말까지도 유동인구를 흡수해 빌딩의 경쟁력까지 높이고 있다.

상가 시장 침체 속에서도 잘나가는 건물들은 이유가 있다. 중소형 빌딩부터 프라임 오피스까지, 우량 테넌트를 유치해 공실 위험을 덜고 건물 가치를 올리기 위해 개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저층부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계로 본 상가 침체의 심각성과 그 이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통계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4%로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대형상가(14.3%), 소규모 상가(8.5%), 1층 상가(6.7%) 모두 최고 수준의 공실률을 나타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가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소비 방식과 상권 구조의 변화를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재택·하이브리드 근무로 오피스 상주 인구가 줄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 배달앱 사용 확산은 굳이 상가를 찾아갈 이유를 없애고 있다. 도심을 중심으로 한 대형 빌딩들의 공급 러시와 높은 임대료도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끊게 한 요인이다.

즉, 좋은 입지만이 상가 매출을 보장하는 공식은 깨진 것이다. 귀찮아도 찾아올 수 있는 매력을 갖춘 곳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오피스 저층부, ‘부속 상가’에서 ‘목적지(Destination)’로

광화문 D타워, 자료 : 대림산업

잘나가는 프라임 오피스도 상가침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자 이들은 오피스 저층부를 외부인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지(Destination)’로 방향을 잡고 있다.

광화문 D타워의 ‘리플레이스’는 오피스 빌딩 저층부를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는 상업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다. 지상 1~5층을 상업시설로 구성하고 식음료를 비롯해 패션·문화시설 등을 배치했으며, 외부 방문객이 건물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별도의 동선과 테라스형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적인 오피스 빌딩처럼 상업시설을 지하에만 두지 않고 지상부에 적극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D타워는 주말 방문객이 주중보다 약 30% 많을 정도로 외부 유입이 활발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상업시설을 업무와 리테일이 결합된 공간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업무·리테일 복합시설인 ‘타임워크 분당’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전체 연면적 7만7,020㎡ 가운데 업무시설이 약 66%, 리테일 공간이 약 34%를 차지하며,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 일부에는 복합 리테일 공간이 조성된다. 특히 지상 4~8층은 글로벌 테크기업 라인플러스가 전층 임차하기로 해 업무시설의 핵심 수요를 확보했다.

신도림 디큐브시티의 옛 현대백화점 점포 역시 용도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건물의 외관은 유지하면서 판매시설과 업무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하며, 지상 3~5층 전체와 일부 구간에는 업무시설이 들어서고 나머지 공간에는 상업시설이 유지된다. 향후 업무와 상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리모델링에 돌입한 타임워크 분당, 자료 : 이지스자산운용

층별 임대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꾼 사례도 있다. 서울 여의도 원센티널(옛 신한금융투자빌딩)은 주차장으로 활용하던 지하 공간을 ‘로컬 바이브 스트리트’로 바꾸고, 층별 임대료를 기존 관행과 다르게 책정했다. 통상 1층 임대료를 100으로 봤을 때 2층은 50, 3층은 30 수준이지만, 이곳은 2층 80, 3층 70으로 임대료 차이를 크게 줄였다. 층수에 따른 접근성보다 콘텐츠와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지가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역삼 센터필드의 ‘더 샵스 앳 센터필드’와 여의도 IFC 역시 F&B, 파인다이닝, 문화·호텔 기능을 결합해 업무 수요와 외부 소비 수요를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규모 상관없는 저층부 혁신… 중소형 빌딩으로 확대되는 ‘골목 앵커’

이 같은 저층부 특화 바람은 대형 프라임 빌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3~10층 규모의 중소형 빌딩 및 구도심 일반 근생 건물들도 저층부 기획을 통해 공실을 극복하고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성수동과 연남동 일대의 중소형 빌딩들은 1~2층에 일반 통임대 대신 로컬 브랜드, F&B 편집숍, 팝업 공간을 배치해 2030 세대의 방문 목적지로 탈바꿈했다. 을지로·종로의 노후 오피스 건물 역시 저층부에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나 타깃형 F&B를 배치해 상층부 공실을 단기간에 해소했다.

단순히 병의원이나 학원, 휴대폰 대리점을 채우려다 공실을 겪던 동네 중규모 건물들도 1~2층을 북카페, 웰니스 스튜디오, 공유주방 등 ‘동네 밀착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구성하며 고정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있다. 저층부의 유명 카페와 브랜드가 상층부 임차인들의 휴게 및 미팅 공간 역할을 겸하면서, 건물 전체의 임대료 수준과 자산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초기 기획이 만드는 자산가치 상승의 선순환

오피스,상가 및 문화시설 밀집한 서울 코엑스몰, 자료 : 셔터스톡

초기 기획 단계부터 상권을 디자인하는 선제적 전략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물산 성수3지구처럼 전담 조직을 갖추고 상품 기획부터 MD 구성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 공간을 설계하는 식이다. 분양 중심 기획에서 ‘상권 조성’으로 중심축이 이동했다.저층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리테일 구성이 임차 기업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저층부 운영 효율화로 순영업소득(NOI)이 증가하면 자산가치가 오르고,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는 무기가 된다. 결국 잘 기획된 저층부는 외부 집객유동인구 증가리테일 매출 확대오피스 임차 경쟁력 강화공실 위험 차단자산가치 상승이라는 선순환을 완성한다.공급과잉 속에서 단순 입지 중심의 공급은 통하지 않는다. 방문 타깃과 주중·주말 수요를 개발 초기부터 치밀하게 반영하는 기획력만이 공실을 막고 자산 가치를 지키는 해법이다.

Lee Mi-young, Analyst & Marketer at RE/MAX Korea

I am a real estate expert with a Master's degree from a real estate graduate school, having worked as an advertising and PR account executive, as well as an analyst, data planner, and market researcher at a real estate portal site. Currently, I am responsible for the marketing department at RE/MAX, handling journal publication, market analysis, news production, and public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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