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하는 봄…시장 향방 가르는 ‘분수령’

5월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이 확정된 가운데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하는 반면,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과 유예 종료 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와 세 부담을 고려해 매도를 서두르는 다주택자 간의 계산이 엇갈리면서 시장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 신고 기간을 감안할 때 4월 중순을 사실상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거래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올봄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매물 증가,급매물 출현…효과 나타나나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2·12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공식 발표했다. 5월 9일부터 중과가 적용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최근 수년간 가격 상승폭이 컸던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207건으로, 중과 유예 종료가 공식화되기 전인 지난달보다 14.2% 증가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 원 단위로 호가를 조정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의 영향이 시장 지표에서도 일정 부분 감지되는 대목이다.

다만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 확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가격대별 온도차…중상위 구간 부담 확대 가능성

수십억 원대 고가 주택을 소화하고 자금 증빙과 실거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반영하듯 주택 수요가 담보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가격대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집값 상승률 상위권에는 서울 관악구를 비롯해 경기 광명, 안양 동안구, 성남 분당구, 용인 수지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를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요 인기 지역 상승 이후 인접 지역이 가격 격차를 메우는 이른바 갭 메우기 현상도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20억 원 안팎의 중상위 가격대는 이번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이어진 서울 집값 상승으로 시세 차익은 상당하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자는 높은 자기자본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자금 여력을 갖춘 수요층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대어급 재건축·재개발과 같이 세 부담을 상쇄할 만한 뚜렷한 상승 동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 결과 매물은 늘어날 수 있지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매수세는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 토지거래허가제 변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올봄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주택자 매물 매수자에 대한 거주 의무 유예를 갭투자 허용으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대부분 지역과 경기 일부 인기 지역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고 있다. 거래를 위해서는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 능력과 실거주 계획이 심사 대상이 된다. 입주 시기 유예는 기존 세입자의 계약 종료 시점까지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일 뿐, 실거주 의무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변화에 빠르게 적용하는 시장에서 이 다주택자의 양도세 유예를 피해 시장에 나온 이 매물들이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토지거래허가만 받아 놓고 자금 지급을 최대 23개월까지 미룰 수 있어서다. 결국 실제 거주 의사와 자금 여력을 갖춘 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시간’

이번 제도 변화는 세금 문제를 넘어 투자 심리와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택과 상업용 자산을 함께 보유한 투자자의 전략 조정은 시장 전반의 유동성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이번 봄 시장의 핵심 변수는 가격 그 자체보다 시간이다. 매도를 서두르는 다주택자와 신중하게 접근하는 무주택자의 판단이 맞물리면서 거래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월 9일 이전 계약을 고려한다면 일정 계산이 필수적이다. 토지거래허가 심사에는 통상 2주 이상이 소요되며, 주말과 공휴일이 포함될 경우 그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계약 마감 시점은 4월 중순 전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며, 일정에 충분한 여유를 두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지금 시장은 가격보다 일정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다. 시간을 읽는 자가 방향을 선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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