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농촌 마을엔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출산율은 낮고, 고령화된 인구 분포와 농사일을 등한 시 하는 이유로 농촌 경제는 피폐해져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농촌 풍경이 된 지 오래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도 농촌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수많은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뚜렷하게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모양새다. 농촌을 살리고, 농촌을 젊게 만들기 위해 귀농, 귀촌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시의 젊은 층을 농촌으로 유입하고자 하나 문화, 교육, 소득, 의료 등이 한정되어 그 한계는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시민들이 농촌지역을 단순하게 일일 관광이나 여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며칠이라도 머물게 한다면 머무는 동안 도시민들은 농촌지역에서 소비활동을 하게 되고 이러한 경제 활동은 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농촌의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더불어 농촌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편 일 수 있다.
‘4도 3농’ 일주일 중 4일은 도시에서 생활을, 3일은 농촌에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며칠을 체류하기 위해서 선결돼야 하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부담되지 않는 숙식 비용의 지출일 것이다. 고 물가 시대에서 비용의 지출은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이것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발표했다.
정부는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한 ‘농촌 체류형 쉼터’라는 제도를 발표하고 2024년 12월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지금부터 ‘농촌 체류 형 쉼터’의 핵심 내용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농촌 지역에서 가끔 “농막”이라는 시설을 볼 수 있다. 이 ‘농막’은 말 그대로 농사를 짓기 위한 시설로 사람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농사에 필요한 장비를 보관하는 용도로, 이 ‘농막’에는 합법적으로 전기나 상하수도 같은 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사람이 단 하루, 1박을 하기에도 불편함이 상당하다.
‘농촌 체류형 쉼터’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그동안 불법으로 규정 됐던 ‘농막’의 생활 기반 시설 설치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하여 전기는 물론 상하수도, 정화시설, 주차공간까지 설치하여 사람들이 잠을 자고 생활할 수 있는 거주 공간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는 제도이다.
기존의 농막이 없더라도 농지(지목이 전, 답, 과)의 소유주는 자신의 농지에 연면적 33㎡ 이하의 ‘쉼터’로, 거주 공간(침실, 주방, 화장실 등)을 만들 수 있고 또한, 법으로 정해진 규모 이하의 비를 막는 처마와 테크, 주차장 1개면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즉 소규모 전원주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농촌체류형 쉼터 조감도 예시
‘농촌 체류형 쉼터’ 설치에는 몇 가지의 조건을 가지는데, 이러한 ‘쉼터’는 한 사람이 여러 지역에 다수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그중 한 지역에만 하나의 ‘쉼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고, 농사를 지을 농지의 크기는 ‘쉼터’와 부속 시설 합산 면적 2배 이상이어야 하며, 법에 소유주는 반드시 영농 활동을 의무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각종 생활편의 시설은 관련 법령과 자치단체 조례에 맞게 설치되어야 하며, 도로는 지적도상 도로가 없다 하더라도 현황 도로 (농로, 복개 도로)로 소방차나 응급차의 통행에 불편이 없어야 하고 ‘쉼터’의 이용 기간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최대 12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반면에 ‘쉼터’의 설치는 신고만으로 가능하고, 비주택으로 분류되어 양도세나 종부세가 면제되나 취득세는 10만 원, 재산세는 1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타인 소유의 농지에 ‘쉼터’를 설치할 경우엔 소유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한편으로 ‘농촌 체류형 쉼터’ 제도는 도시민들이 농촌지역 농지 거래에 많은 관심과 거래에 영향을 주게 되어 그동안 침체 됐던 농촌의 토지 거래 시장도 활기를 띠게 될 뿐만 아니라 ‘쉼터’로 이용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 태양광과 같은 사업에도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