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Dig(빅 디그)>. 말 그대로 ‘땅을 크게 파낸다’는 의미이지만, 2007년 완료된 미국 보스턴 대심도 지하터널과 이 프로젝트를 의미하며, 보통 보스턴의 로건국제공항부터 보스턴 메인 해협 아래를 관통하는 터널구간과 다운타운 지하를 관통하는 구간을 <Big Dig>라 부르고 있다.
<Big Dig>의 시작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오래된 도시 보스턴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도시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에서 출발하였다. 보스턴 시내의 흉물이었던 고가고속도로 Central Artery(I-93)의 정체 문제를 해소하고, 도로 지하화를 통해 45개 이상의 공원과 광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를 위해 1984년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주도로 설계에 들어갔고, 1998년 완공을 목표로 1991년 공사에 착수하였으나, 공사 중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공사가 진행되면서 개통이 지연되기도 하였다. 결국 계획보다 4년 늦어진 2002년부터 순차 개통하기 시작하였고 2007년 12월에야 최종 개통되었다.
© Rose Fitzgerald Kennedy Greenway Conservancy
예상보다 개통이 9년 늦어진 것인데, 이로 인해 최초 예상되었던 예산의 5배가 넘는 146억 달러 (현재 환율 기준 약 20조 원)가 소요되었고, 이러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은 <Big Dig>의 실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사업의 지체와 이에 따른 막대한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개통 이후 차량 평균 통행시간이 62%가량 감소하여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혼잡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상부 공간에 45개의 공원과 광장을 조성하고 26,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사업 이전 일산화탄소 배출량의 12%가량이 감소하였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 이외에도, 도심을 가르고 있던 고가고속도로의 철거는 보스턴의 다운타운과 대서양 수변지역이 직접 연결되면서 단절되어 있던 도시공간의 확장과 연결, 소통이라는 성장의 방향을 보여주었다.
앞에서 사례로 든 <Big Dig>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일본, 호주, 스웨덴, 스페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하도로 건설을 활발히 추진 및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교통 상황의 개선이라는 일차적인 목표 이외에도 도시의 연결, 확장, 소통이라는 성장의 방향을 함께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시 대도시권과 인근 주요 거점을 잇는 구간을 중점으로 지하도로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 추진의 결과로 2021년 9월 1일 개통한 <서부 간선 지하도로>는 서부간선도로의 상습적 정체나 인근 지역의 소음과 미세먼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상과 지하의 복층화를 추진하였고, 사업 추진 당시 약 5만 대 가량의 교통량을 분산시켜 출퇴근 시간 통행을 약 20분 정도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였으며, 개통 이후 대부분의 구간에서 실제 통행 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경부 동탄 터널>은 경부고속도로 <동탄JC>부터 <기흥동탄IC> 사이의 4.7km 구간을 직선화하고, 동탄역 부근 1.2km 구간을 터널로 만들어 올해 3월 28일 상하행선이 모두 개통하였다. 왕복 10차로 규모이기에 터널의 폭이 54m에 달하는데, 터널 상부의 연결도로는 2024년 12월, 2026년 11월까지는 총 89,729㎡(축구장 약 12개 크기)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 한다. <경부 동탄 터널>이 개통하고 상부의 도로와 공원으로 인해 그동안 경부고속도로로 인해 동서로 분리되고 서로 교통이 어려웠던 동탄 1기, 2기 신도시 간의 왕래와 동탄역의 이용이 원활해질 뿐 아니라, 공원 조성으로 인한 도시환경의 개선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통과 도시 환경의 개선은 그 지역의 호재로 부동산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좋은 재료가 된다. 하지만 어떻게, 어느 정도의 호재로 작용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말해 취득한 부동산 정보를 분석하고 적용함에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5년 착공하여 8년 만인 (계획보다 4년여가 늦었지만) 2023년 11월 공사를 마치고 개방된 분당의 <굿모닝파크>는 분당과 서울을 잇는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분당수서간고속화도로의 상부에 조성된 상부 공원이다. 하루 평균 18만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분당~수서 도로의 이매동 아름삼거리~야탑동 벌말지하차도 1.59㎞(왕복 6차로) 구간을 구조물로 씌우고 그 위에 흙을 덮어 공원을 조성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지하화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도로를 덮고 도로 상부에 공원이 조성되어 지하화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소음과 분진으로 고통받던 도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고통이 해결되고, 도로로 인해 동서로 나뉘었던 성남의 이매동과 판교가 연결되면서 확장, 소통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주변 부동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투자자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년이 넘도록 소음과 분진에 시달려왔던 해당 아파트 단지의 해묵은 숙원이 풀렸으니 이는 부동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어렵지 않게 예상이 가능하다. 관련하여 2024년 5월에 게재된 언론의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도로의 상부 공원화와 그 영향만으로 실거래가 상승 폭 차이가 1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면 앞으로 예정된 비슷한 사례에서의 투자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사업의 영향과 그에 따른 변화를 언급한 해당 기사의 내용(상부 공원화로 인한 상승 폭의 차이 발생 – 아름마을 선경과 이매촌 진흥의 사례)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여러 언론사의 기사 등에서 그대로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상기 기사의 내용은 사실과는 다르게 보인다. 해당 기사의 작성 시 관련된 조사가 부족했는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짜맞추기식 기사를 작성했는지, 아니면 또다른 의도가 있는지를 본문에서 언급하는 것은 간략하게 부동산 상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본문의 의도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왜 사실과 다른지, 관심 있는 많은 투자자를 위해 이유와 근거는 제시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해당 기사를 부정하는 이유와 근거는 이매동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조사단지 범위를 조금만 더 추가, 확대해서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이매동의 전용 80㎡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2019년과 2024년의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굿모닝파크>의 직접 수혜 단지인 아름마을 선경과 삼호아파트 간에도 상승 폭의 차이가 난다. 동일한 직접 수혜 단지임에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름마을 삼호의 경우에는 탄천 바로 건너편의 이매동 삼성아파트와 비교해 언론 기사에서 언급한 차이인 1억 원이 아닌 3천만 원 정도의 상승 폭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는지는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아름마을 선경의 상승 폭이 다른 단지에 비해 훨씬 컸던 이유는 <굿모닝파크>의 수혜보다는 <GTX-A> 성남역의 직접 수혜 지역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GTX-A>의 직접 수혜지역이 아닌 아름마을 삼호의 경우에는 이매동 진흥이나 삼성에 비해 상승 폭이 2~3천만 원 정도를 보이고 있는데, 오히려 이 정도 상승 폭의 차이가 <굿모닝파크>가 주변 부동산에 가져온 직접적인 영향의 결과라 보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다.
투자에 대한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의도된 것이든 또는 의도치 않은 것이든 투자자에게 전달된 잘못된 정보는 안타깝게도 잘못된 투자로 연결되며, 투자자는 본인의 판단과 대비되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수많은 투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받거나, 정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투자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러한 정보는 앞서 다룬 <Big Dig>로 대표되는 <지하도로 추진>과 같은 경우는 당시 또는 현재의 흐름이나 트렌드와 관련된 정보이고, 또한 계획의 수립부터 완료까지 많은 기간이 소요되며, 사업 진행 중 변수가 많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실제로 여러 변수로 인해 수년간 늦어졌다. <Big Dig>의 경우 9년, <수서 분당 간 고속화도로>의 상부 공원화는 4년이 원래 계획보다 늦게 완료되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투자자는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기 전에 다방면에 걸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이를 판단에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이 처한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개인적 조사와 분석만으로 정확한 판단이 매우 어렵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투자와 관련된 정보나 방향에 대해 부동산과 관련한 깊이 있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나 전문가 또는 전문가 그룹과 상의하거나 조언을 구하고 그들을 통해 갖추어진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우선 권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모쪼록 넘쳐나는 홍수와 같은 부동산의 정보 속에서 신중한 정보수집과 제대로 된 옥석 가리기를 통한 투자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