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나 임대계약을 위해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 보면 소유자가 개인 이나 일반 법인이 아닌 신탁회사로 되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부동산 소유주가 신탁회사로 되어있는 것을 신탁등기라고 하는데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해 보일 수가 있어 부동산 신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돈을 은행에 맡기면 은행은 예금주의 의사와 관계없이 여기저기 투자하여 얻어낸 수익 중 일부를 예금주에게 돌려주는 것과 같이 부동산 신탁은 부동산 소유주가 현금이 아닌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회사는 이것을 여러 형태로 운영,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그리고 그 수익을 수익자에게 돌려주고 회사는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받아 가는 형식이다.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개인이나 법인, 즉 부동산 소유주를 “위탁자”라 하고 신탁을 받는 회사를 “수탁자”라 하며 신탁된 부동산에서 수익이 나올 경우 그 수익을 받아 가는 개인 이나 법인을 “수익자”라고 한다. 신탁 등기의 특이점은 법적인 소유권이 부동산 소유주에서 신탁회사로 넘어간다는 것이고 이를 알리기 위해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등기함으로써 법적 소유자 지위를 확보하여 제 3자에 대항할 수 있는 효력을 얻게 된다.
부동산 신탁에는 4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 관리신탁은 부동산 소유주가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이전해 주고 신탁회사는 소유자로서 임대차, 세무, 건물 관리 등을 담당한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수익자에게 지급하고 신탁회사는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말한다.
두 번째,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 자주 볼 수 있는 구조로 개인 소유주 이름으로 대출을 진행하는 것보다 담보신탁을 통해 좀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또한 대출 금리 부분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세 번째, 개발신탁은 부동산 소유주가 전문 지식이 없거나, 개발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산을 개발하고자 할 경우 활용되는 방식으로 신탁사는 부동산 소유주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신탁사의 책임하에 부동산을 개발하는 구조이다.
네 번째, 처분신탁은 부동산 소유주가 스스로 부동산을 처분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곤란할 때 활용되는 것으로 신탁사는 부동산 소유자 지위에서 계약에 필요한 상담, 가격협상, 법적 문제 등을 처리해 주는 신탁 형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신탁등기가 되어있는 부동산의 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서는 소유주가 신탁회사로 등기가 되어 있는 것만 확인이 가능함으로 신탁원부를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데 신탁원부는 부동산이 위치해 있는 관할 등기소에 방문하여 열람하면 되고, 그 열람을 통해서 신탁의 조건, 범위 등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둘째, 신탁등기는 법적인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이전 되어있기 때문에 법적인 현재 소유자는 신탁회사임으로 실질적인 소유자(“위탁자”)라 하더라도 신탁회사를 배제하고 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
셋째, 신탁된 부동산의 매매, 임대차 계약에 있어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은 반드시 신탁회사 명의의 계좌로 송금해야 한다. 통상 매수인, 임차인들이 신탁된 부동산의 실질 소유자(“위탁자”)와 먼저 매매 금액, 임대차 조건 등을 협의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의는 하되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거래 계약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부동산 실질 소유자(“위탁자”)와 신탁회사(“수탁자”) 관계자가 동석한 가운데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모든 부동산 거래의 당사자들은 번거롭더라도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서류 및 관련 자료를 반드시 하나하나 챙겨서 확인하여야 할 것이며,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